"광주구장이 무서워."
김재박 LG 감독이 15일 프로야구 잠실 SK전을 앞두고 오는 25일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대해 얘기하다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광주구장에서 유독 사건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먼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영웅들인 KIA 이용규와 두산 이종욱이 광주구장에서 발목과 턱을 크게 다쳤다. 또 LG와 SK의 주전 포수였던 김정민과 박경완은 똑같이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하이라이트는 광주구장에서 경기전 펑고를 받다 오른손 새끼 손가락이 골절된 LG 외국인 투수 릭 바우어다. 또 LG 투수 최원호도 광주에서 서울로 이동 중 발목을 다쳤다.
김정민과 바우어, 최원호를 생각하면 김 감독은 광주구장이 싫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LG는 올 시즌 광주 KIA전에서 1무3패로 사실상 전패했다. 악몽과 같은 기록도 세웠다. 지난 5월21일 광주경기에서 연장 12회 혈전 끝에 13-13으로 비기면서 5시간58분이라는 한국 프로야구 최장시간 경기의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LG에는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게 광주경기다.
광주구장이라면 이날 상대팀인 SK도 무서워 한다. SK는 LG보다는 나은 2승2무2패(사실상 2승4패)의 성적을 냈지만 포수 박경완이 광주구장에서 다쳐 시즌을 접었고, 지난 6월24일과 25일에는 이틀 연속 12회 연장전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25일 경기는 투수 김광현이 타석에, 내야수 최정이 마운드에 각각 섰고, 김성근 감독의 '져주기 수비 시프트 논란'이 일어나면서 '야구계의 6·25 사변'으로 이름 붙여진 지저분한 경기가 됐다.
그러나 남은 경기를 따져보니 광주구장은 LG와 악연이 더 많다. LG는 이미 광주 2경기가 비로 연기돼 9월 일정으로 재편성되는 데다 올스타 직전인 오는 21∼23일 3연전과 9월2일 한 경기가 있어 앞으로 광주구장에서 6경기나 더 가져야 한다. 반면 SK는 광주구장에서 남은 경기는 오는 9월1일 한 게임 밖에 없다. 오는 8월7∼9일 3연전이 군산구장에서 열리기 때문. 김성근 감독은 "군산은 새 구장이어서 광주보다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SK와 LG 선수들은 "이번 올스타전에 가서도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겠다"며 광주구장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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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4.28 일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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