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정관변경 시도를 중단하라!

거제시가 이번달 8일부터 열리는 거제시의회 임시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개정안의 핵심내용은 ‘공사의 정관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거제시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례 제7조 4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사의 정관변경이 의회의 심의나 동의절차 없이 시장의 인가만으로 가능하게 된다.

거제시의 이번 조례개정 추진의도는 행정부의 정책과 예산의 집행과정을 견제할 목적으로 있는 의회의 기능을 약화시켜 시장의 권한을 지나치게 강화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균형원리를 무너뜨리는 처사이다.

이는 정관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조례에는 정관에 기재해야 할 사항으로 자본금에 대한 사항, 출자의 방법, 사업에 관한 사항, 임직원에 관한 사항, 조직 및 정원에 관한 사항, 재무회계에 관한 사항 등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공사’)의 예산과 조직에 관한 거의 모든 사항을 담고 있다.

‘공사’가 거제시 재산과 예산을 출자하여 설립한 공기업이고, 한해 100억 가까이 예산이 지원되고 있는 조직체임을 감안할 때, 예산과 조직의 적절성에 대해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가 감시하고 심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한이다. 검증되지 않은 과도한 예산지출과 비대한 조직구조가 생기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

또한 ‘공사’ 정관 개정 시도는 4월 30일 국회본회의에서 통과한 ‘지방공기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의 취지와도 상충된다. 이 법률안의 개정조항은 지방공사가 다른 법인에 출자하거나 투자할 때 사업필요성, 타당성을 자치단체장에게 보고하는 한편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도록 의무화하였다.

소위 ‘세빛둥둥섬 재발방지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률안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세빛둥둥섬’과 같은 전시성 대형 건설, 개발사업에 대한 편법,부당지원을 지방의회가 견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자치단체장이 민간의 각종 개발사업에 산하 공기업인 지방공사를 동원해 부당한 방법으로 간접 출자하는 사례를 견제할 목적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관개정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위 법률안의 개정취지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 정관개정 시도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는 또 있다. 필요성과 사업비가 검증되지 않은 부강건설의 고현항재개발사업, 특혜의혹까지 불거진 평산산업의 300만원대 아파트건설사업, 성창기업의 망산유원지 개발사업 등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숱한 대형 건설사업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이러한 대형 건설사업에 ‘공사’의 지분 투자 등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거제시의 정관개정 의도는 충분히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거제시는 ‘공사’의 정관개정을 위한 의안상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만약, 거제시가 그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심의, 의결기관인 거제시의회는 의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분명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3. 5. 6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